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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엘리펀트슈 어워드, 올해의밴드 & 팝록 부문 대상 – 데이브레이크

silverrainyday 2012. 12. 1. 23:30

2012 엘리펀트슈 어워드, 올해의밴드 & 팝록 부문 대상 – 데이브레이크

Dec 1, 2012 by 

 

 

 

 

데이브레이크, 옐로우 몬스터즈, 이디오테잎의 치열한 3파전이었다. 다섯 시간에 걸친 토론을 했고, 결국 근소한 차이로 데이브레이크가 올해의 밴드로 선정되었다. 해외활동 항목을 제외하고는 앨범, 공연, 인디 씬에 대한 기여 부분까지 모든 면에서 다른 팀들을 앞섰다. 앨범 [SPACEenSUM]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이에 따른 새로운 팬들의 인디씬 유입, 그리고 오리지널리티 형성까지 데이브레이크는 올 한해 많은 것을 이루었다. 단독공연에서는 수천 장의 티켓을 매진시켰고, 페스티벌에서도 최고의 공연으로 선정되는 등 최고의 1년을 보냈다.

 

 

엘슈 2012년 엘리펀트슈 어워드에서 올해의 밴드로 선정되셨어요.
원석 후보군에 있던 팀은 누구였어요?

 

엘슈 이디오테잎, 옐로우 몬스터즈와 각축을 벌이셨어요.
원석 후보군에 있었던 팀들을 알고 나니까 이 상이 더 감사하네요. 아, 물론 그 전에 감사한 마음이 없었다는 건 아니고요. (웃음)

 

엘슈 [SPACEenSUM]이 감상용으로도 좋은 앨범이라는 평이 많았어요.
선일 저희가 굉장히 바랐던 부분이에요. “앨범으로 들었을 때는 흘려들었던 부분인데, 라이브로 들으니까 정말 좋더라.”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거든요. 기분 좋은 이야기이긴 한데, 음반 자체가 사랑을 받았으면 했었어요.
장원 솔직히 음반 많이 팔고 싶어서 그랬던 거고요. (웃음) 사실 개인적으로는 ‘라이브를 좀 더 못해야 앨범을 살 건가.’ 라는 생각도 한 적이 있을 만큼 앨범보다는 라이브에 좋은 평가를 많이 해주셨어요. 공연 때 반응을 보면 지금보다는 앨범이 많이 나가야 할 것 같은데 판매량은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소장하고 두고두고 들을 수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어요.

 

엘슈 어떤 부분에 그런 의도가 숨겨져 있나요?
유종 전작들의 경우 연주를 들어보면 상당히 자극적이에요. 음식도 자극적인 맛이 처음에는 끌리지만 계속 먹기는 어렵잖아요. 그래서 이번 앨범의 ‘담담하게’나 ‘오랜만에’ 같은 곡의 연주에서는 의도적으로 힘을 많이 뺐어요.
선일 원래 저희 작업 스타일이 편곡을 통해 연주나 보컬이 좀 더 화려하게 들리게 하는 데 시간을 많이 쓰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이번 앨범에서는 편곡 보다는 전체적인 톤을 조절하는데 고민을 많이 했어요.

 

엘슈 전체적으로 톤을 다운시키는 것에 대한 걱정이 없지는 않았나요? 사실 기존 팬들에게는 ‘팝콘’이나 ‘좋다’ 같은 밝은 곡들이 데이브레이크를 대표하는 음악이잖아요.
원석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웃음) 그런데 세 번째 앨범에서도 밝은 분위기를 전면에 내세우면 왠지 다음 앨범에서도 그래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좀 더 멀리 보고 방향을 잡은 셈이죠.

 

 


 왼쪽부터 이원석(Vocal), 정유종(Guitar), 김선일(Bass), 김장원(Keyboard)

 

데이브레이크의 오리지널리티

 

엘슈 이번 앨범에서 톤이나 연주 스타일의 변화가 있었지만 데이브레이크의 음악은 참 일관성이 있어요. 그 과정에서 오리지널리티가 만들어 지고 있는 느낌이고요.
선일 ‘오리지널리티’라는 단어가 참 와 닿네요. 멤버별로 영향을 받은 뮤지션들이 셀 수 없이 많아요. 그런데도 저희만의 음악적인 색깔이 많이 드러났다는 게 정말 반갑고 기분 좋네요. 데이브레이크의 오리지널리티

 

엘슈 데이브레이크의 음악은 누구의 아류 같은 느낌이 없어요.
장원 사실 인터뷰 때 “데이브레이크는 어떤 음악을 하는 밴드에요?”라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근데 장르로도 설명이 어렵고 한 문장으로도 정리가 쉽지 않더라고요. 근데 ‘데이브레이크의 음악’, 그 자체가 오리지널리티를 가진다는 건 저희로서 정말 보람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에요.

 

엘슈 데이브레이크의 오리지널리티를 말할 때 ‘대중적인 사운드’를 빼놓을 수 없어요.
선일 사실 저희는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하는 가수들과 작업을 했었고 이후에 각자의 음악이 하고 싶어서 만들어진 밴드에요. 기반 자체가 대중음악이었던 거죠.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걸 하다 보니 대중들이 친근하게 들을 수 있는 사운드가 나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활동 초기에는 강한 록 음악의 밴드들이 대부분인 인디씬에서 저희가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걱정도 조금은 있었어요.
원석 저 같은 경우는 반대였어요. 저희 음악이 오히려 이쪽 씬 팬들이나 관계자들에게 신선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엘슈 메시지에 대한 욕심도 있으셨나요?
원석 ‘진솔함’을 가사를 통해 보여 드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현재 저희가 살아가고 있는 삶 그 자체를 가사에 담으려고 노력했고요. 진솔함이 담겨있을 때만 그 가사는 ‘메시지’가 될 수 있고, 더 나아가서 ‘진짜’가 될 수 있죠. 이런 면에서 봤을 때 저희가 가사를 통해 전달해 드리고 싶은 건 긍정적인 에너지에요.
선일 일부러 심각한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척 하는 건 정말 피하고 싶거든요. 대중들은 그걸 단번에 알아채고요.
장원 1년 전쯤 트위터에서 음악을 들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어떤 부분인지 팔로워 분들에게 여쭤본 적이 있어요. 결과는 가사에 표가 압도적으로 몰렸었죠. 정말 의외였어요.

 

엘슈 그 설문 조사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사실 데이브레이크의 음악에서 가사는 다른 부분에 비해 그렇게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부분은 아니에요.
장원 그래서 오히려 데이브레이크의 음악이 균형감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쪽으로 기운 게 아니라 작곡, 편곡, 연주, 가사 등 모든 부분이 균등하게 밸런스를 가질 수 있고, 아까 말씀해 주신 것 같이 오리지널리티를 만들어 가는데도 이런 균형감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데이브레이크와 인디 씬
그리고 탑밴드

 

엘슈 데이브레이크의 음악이 가지는 대중성이 인디씬 전체를 확장시키고 있다는 게 저희의 의견이었어요.
유종 첫 앨범을 내고 나서 대중적으로도 폭넓게 먹힐만한 음악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때 당시에는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까 기분이 정말 좋네요. 인디 음악에 관심 없던 분들이 저희를 통해 이쪽 씬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되는 건 진짜 보람 있는 일이에요.

 

엘슈 사실 인디씬이 확장되면 메이저와도 맞닿을 수 있는 부분이 있잖아요. 얼마 전에 장기하 씨가 방송에 나와서 메이저에 진출해서 성공하고 싶다고 말한 것도 많은 말들을 낳고 있고요.
선일 사실 밴드들이 매번 같은 곳에서 공연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지는 경우가 있어요. 우리 음악은 정해져 있는 사람만 듣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사실 모든 밴드가 자신들의 음악을 많은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생각해요. 또 그래야 하고요.

 

엘슈 <탑밴드2>에 나가게 된 계기도 그런 이유인가요?
선일 그렇죠. 우리의 음악을 불특정 다수에게 들려줄 수 있다면 안 나갈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심각하게 생각한 것도 아니고 아주 가벼운 마음이었죠. 그리고 어느 정도 생각했던 대로 됐다고 생각해요.

 

엘슈 메이저 진출 욕심이 조금은 있지 않았나요?
선일 메이저와 마이너를 가르는 기준이 음악적 성향 차이일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그 사람이 대중적으로 매력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대중이 알아차릴 거라 저는 생각해요. 애쓴다고 해서 메이저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봐요.

 

엘슈 방송에 나간다는 것 자체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나요?
유종 방송자체에 대한 거부감보다는 방송이 우리를 왜곡하지는 않을까 우려는 했었죠. 라이브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고요.

 

엘슈 실제로는 어땠어요?
선일 ‘비주얼의 정석’이라는 수식어로 저희를 소개한다든지, 리허설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점은 많이 아쉽죠. 그래도 방송으로 경연 모습을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라이브가 잘 표현이 되어서 만족했어요.

 

엘슈 그래도 탑밴드가 데이브레이크에게 남긴 것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원석 확실히 티켓 파워가 작년보다 올라가긴 했어요. 그 부분이 탑밴드 때문인지 아니면 저희 앨범이 잘 나와서 그런 건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너무 절묘하게 시기가 겹쳤죠. 제 생각에는 시너지 효과가 있었다고 봐요. 이번 앨범에 대한 반응과 꾸준한 활동의 합이 공중파라는 날개를 단 거죠.
유종 특히 지방에서 공연할 때 반응이 확실히 달라진 걸 느껴요. 예전에는 ‘얘네 누구야?’의 눈빛이었다면 지금은 ‘우와 데이브레이크다!’의 반응이 많아요.
장원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저희가 탑밴드에 나가기로 한 첫 번째 목적이었던 불특정 다수에게 우리 음악을 들려주는 건 성공했다고 봐요. 저희 어머니 친구분들도 제 노래를 이제 아시니까요. 물론 저희 어머니께서 보라고 하셔서 보신 거겠지만요. (웃음)

 

엘슈 데이브레이크가 조기에 탈락한 건 정말 의외였어요. 엘리펀트슈 6월 호에서 진행한 탑밴드 가상 토너먼트에서는 우승팀으로 꼽혔거든요.
원석 1등으로 달리다가 확 떨어졌죠. (웃음) 선곡 때문에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많더라고요. 다른 팀들은 현장 반응을 최대한 이끌어 내려고 했던 반면에 저희는 음악적으로 좀 더 욕심을 냈거든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떨어지더라도 그렇게 한 게 잘한 것 같아요.
장원 멋있는 형들로 남았죠. (웃음)

 

 


 

 

데이브레이크와 공연

 

 

엘슈 올해 단독 공연부터 페스티벌까지 많은 공연을 하셨잖아요.
선일 공연 정말 많이 했죠. 8월에 있었던 <SPACEenSUM>의 경우 저희가 처음으로 매진을 시켰던 공연이어서 의미가 있죠.
원석 매진이 처음은 아니었고요. (웃음) 단 시간대 매진이 처음이었죠.
장원 ‘2분 만에 매진’이라는 기사 타이틀을 봤을 때의 희열감이 진짜 죽여줬어요.

 

엘슈 얼마 전에 있었던 그랜드민트페스티벌(이하 GMF) 무대는 어땠어요? 반응이 정말 좋아서 느껴지는 에너지도 남달랐을것 같아요.
선일 그 에너지 말고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느낌이었어요. 정말 쉽게 경험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니잖아요? 마지막에 ‘좋다’를 연주할 때는 제목 그대로 정말 좋아서 눈물이 막 나더라고요.
장원 작년 GMF 무대도 정말 좋았지만, 올해는 2009년에 처음 공연을 했던 곳과 같은 스테이지여서 감회가 새로웠던 것 같아요. 불과 3년 만에 이렇게 우리가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감동적이었죠.

 

엘슈 활동 5년 차에 들어서면서 무대에 오르는 마음가짐도 달라진 게 있나요?
원석 다른 밴드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희는 어느 무대에서건 얻어가야 할 것을 확실히 얻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활동 초기에는 정말 파이터 기질로 죽을 듯이 열심히 했어요. 특히 저희를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은 페스티벌이나 지방공연에서요. 근데 올해는 리허설 하러 무대에 올라가도 환호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고 ‘좋다’나 ‘팝콘’ 때 율동을 굳이 설명해드리지 않아도 따라 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조금 편해진 점이 있죠. 기분 좋은 일이에요.

 

 

 

 

엘슈 지금 생각난 건데,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는 말씀해 주신 활동 초기의 공격성을 본 것 같아요. 원석씨가 그날 무대 위를 날아다니셨잖아요.
원석 사실 그날은 저 개인적으로 좀 악이 받쳤던 날이었어요. 메인 스테이지 무대가 처음이긴 했지만 좀 이른 시간대 공연이 탐탁지는 않았거든요. 이번에 정말 확실하게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죠.

 

엘슈 그래도 반응은 그날의 어느공연 보다 좋았어요.
선일 나중에 팬 분들이 블로그에 올려주신 사진 보니까 그렇더라고요.
유종 리허설 할 때는 스탠딩 존 삼분의 일밖에 안 찼었어요. 시간대도 이르고 비가 와서 그런가 했는데 막상 공연 때는 꽉 찼어요. 그래서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멤버들도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엘슈 7월 28일 클럽FF 공연은 어떻게 기획된 건가요?
유종 클럽FF의 경우 관객이 다섯 명 남짓이었던 저희를 꾸준히 무대에 올려주었던 곳이에요. 저희에게 의미 있는 곳이기도 하고, 클럽 공연에 대한 그리움도 있었고요. 딱 무대에 오르는 순간 “우리가 여기에 왔다!” 의 마음가짐이었어요.
선일 정말 재미있는 건, 클럽 공연을 할 때는 마음가짐이 정말 달라져요. 원석이가 이야기했던 초창기의 파이터 기질은 아닌 것 같고, 좀 더 진솔해진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엘슈 원석씨는 그날 공연 어땠어요? 파이터 기질을 보여주셨나요?
원석 정말 자유롭게 저희 마음대로 공연했던 것 같아요. 사실 행사나 방송에서는 정돈된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클럽 공연에서는 저희도 자유롭고 관객분들도 자유롭다 보니 느껴지는 에너지가 대규모 공연이랑은 또 다른 면이 있어요. 그 에너지에 취하다 보면 공연 때 뭐했는지도 기억이 안 날 만큼 정신 줄을 놓을 때가 많아요.
선일 원석이는 클럽 공연 때만 그런 게 아니라 공연 때 항상 그래요.

 

엘슈 원석씨는 올해 공연 중에 또 큰일이 한 번 있었잖아요.
선일 바지가 찢어지는 사건이 있었죠. (웃음)
원석 제가 ‘팝콘’ 부를 때 무대 밑으로 내려가 앞줄 여성분의 손을 잡고 눈을 바라보며 노래를 부르는 이벤트를 해요. 유달리 뷰티풀 민트 라이프 무대 높이가 높더라고요.
장원 그때 이후로 저희가 의상을 신축성 좋은 소재로 협찬을 받고 있습니다. (웃음)

 

엘슈 11월 23일부터 26일까지 있었던 <aLIVEenSUM>공연은 데이브레이크의 첫 3일 연속 단독공연이었어요. 감회가 새로웠을 것 같은데.
장원 체력적으로 2회 공연이랑 3회 공연이랑은 많이 다르더라고요. 그래도 역시 가장 뜻깊었던 건 수익적인 면이었죠. (웃음)
원석 더 많은 분이 공연을 봐주신 게 일단 저희로서는 기쁜 일이고요. 내년에 더 큰 공연장에서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어요. 그리고 마지막 곡이었던 ‘꿈속의 멜로디’와 ‘좋다’를 부르면서 ‘나의 꿈은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는 댓글을 보니까 오히려 저희가 더 감동을 받았어요. 사실 록 밴드의 공연을 보면서 그런 감정을 느끼기 쉽지 않은데, 관객들에게 오히려 더 고마움을 느껴요.
유종 사실 공연 중에 이벤트적인 요소를 보여 드리는 게 저희도 좀 부끄러운 부분이 있었어요. 근데 공연이라는 큰 틀에서 연출적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하자는 공통된 의견을 이번 공연을 통해서 멤버들 간에 가지게 된 것 같아요.
선일 3일 동안 저희가 잘해냈다는 게 일단은 기뻤고요. 블로그에 올려주신 후기들을 보니까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원석이가 이야기한 것처럼 내년에 좀 더 큰 공간에서 많은 분을 만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데이브레이크와 팝록

 

엘슈 아직까지 ‘팝록’이라는 장르가 우리나라 인디씬에서는 록의 한 장르로 확실하게 인정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잖아요.
원석 활동 초기에 펜타포트나 렛츠락페스티벌 같이 강한 록 음악 성향의 밴드들이 많이 나오는 곳에서 저희가 환영받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있었어요. 사실 2007년에 앞뒤로 빡센 팀들이 즐비한 무대에 섰던 적이 있었는데, 딱 저희가 나오니까 ‘에이, 너 네가 무슨 밴드야’라는 눈초리가 느껴지더라고요.

 

엘슈 트라우마가 생겼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원석 당시에는 그랬죠. 그래도 앞에서 이야기해주신 것처럼 새로운 관객층이 인디씬에 유입이 되면서 좋아해 주시는 음악도 그 범위가 넓어진 것 같아요. 저희 같은 팝 성향의 밴드들에도 일종의 팬덤이 생기고 있는 거죠. 좀 더 욕심을 내자면 강한 록 음악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에게도 저희 음악을 꾸준히 들려드리면 먹히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요. 또 그게 저희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요.

 

엘슈 팝록 음악의 최고 매력은 그 안에서 가질 수 사운드의 다양성일 것 같아요. 이번 앨범에서는 어떤 시도를 하셨나요?
장원 사실 멤버들끼리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해요. 초반에 말씀드렸듯이 톤에 대한 고민도 있었고, 다양한 사운드에 대한 시도를 하자는 것도 공통된 의견이었고요. 그래서 밴드 사운드에 소울 느낌이 나는 곡을 우리가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이번에 ‘내려놓다’에 금관악기 사운드를 넣어봤어요. 따뜻한 느낌의 곡이라서 요즘 같은 날씨에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엘슈 유종씨는요?
유종 ‘담담하게’의 메인 기타 리프가 제가 개인적으로 되게 아껴놨던 기타 리프에요. 기존 데이브레이크 곡들에서의 어반(urban)한 느낌의 기타 사운드랑은 차이가 좀 있어서 처음에는 확신이 없었는데, 오히려 따뜻한 느낌을 제대로 살리려고 하다 보니 결과물이 만족스럽게 나온 것 같아요.
선일 사실 타이밍이 정말 잘 맞은 게, 유종이가 그 기타 리프를 가지고 왔을 때가 마침 드럼 없이 저희 멤버 네 명의 소리로만 만들어 내는 곡에 대한 욕심이 있었을 때였어요. 그래서 그 기타 리프를 들었을 때 ‘아, 이거다.’ 라는 생각이 들었죠.

 

엘슈 선일씨는요? 작곡하신 ‘da capo’는 월드뮤직의 느낌이 나요.
선일 의도적으로 그런 느낌을 내고 싶었던 곡이에요. 그리고 ‘da capo’가 저희 곡 들 중에 처음으로 4비트를 벗어난 곡이에요. 항상 그 부분에 대한 갈증이 있었고, 공연에서도 좋은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은 팔분의 칠 박자가 연주하기 상당히 어려워요. 그래도 멤버들이 잘 따라와 줬고, 개인적으로는 데이브레이크 전체 곡 중에서 만족감이 가장 높은 곡이에요.
유종 선일 형이 처음 이 곡을 들고 왔을 때가 기억나는데, 혼자만 박자를 너무 잘 타는 거예요. 순간 장원이 형이랑 제가 멘붕이 왔죠. (웃음) 특히 장원이 형의 경우에는 어려운 건반 솔로가 들어가 있어서 더 그랬을 거예요.
장원 마음 같아서는 지금 앨범에 녹음되어있는 건반 연주만 다시 작업하고 싶네요. 선일이 형한테 좀 미안했거든요. 아, 그리고 저는 이 곡의 가사가 이번 앨범 최고의 가사인 것 같아요. 원석이 형이 쓴 건데, 음악적인 제목을 음악적인 가사로 정말 잘 풀어낸 것 같아요. 인터뷰 때마다 매번 이렇게 이야기하기 어려운데, 정말 진심이에요.
원석 오늘 인터뷰가 상당히 훈훈하네요. (웃음)

 

엘슈 마지막으로 원석씨는요?
원석 조금 어이없는 생각일 수도 있는데, 미디엄 템포에 16비트로 치는 드럼 사운드 곡을 시도해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나온 곡이 ‘회전목마’에요. 왠지 드럼을 바쁘게 치는 게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웃음) 사실 16비트 드럼이면 신 나잖아요? 그런데 가사는 아주 슬픈. 그런 곡을 만들고 싶었어요. ‘회전목마’가 [SPACEenSUM]의 첫 작업이었는데, 생각했던 대로 잘 나와서 ‘아, 이번 앨범 작업도 순조롭게 잘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나네요.

 

엘슈 다시 한 번 2012 엘리펀트슈 어워드 2관왕 축하드리고요, 내년 계획으로 인터뷰 마무리할게요.
장원 일단 안 깨졌으면 좋겠고요. (웃음) 오늘 인터뷰가 너무 훈훈해서 기분이 좋네요.
선일 욕심 많이 안 부리고 올해 이룬 것만큼만 내년에도 보여 드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올해의 밴드’로 선정해 주신 엘리펀트슈에 너무 감사드리고요.
유종 팬 분들이 기대해 주시는 것만큼 저희도 내년이 기대가 커요. 새로운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원석 지금은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앨범이나 공연에서 기존의 모습과는 다른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 드릴 계획을 하고 있어요. 엘리펀트슈 ‘올해의 밴드’ 타이틀에 부끄럽지 않도록 내년에도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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